[경기핫타임뉴스=김삼영 기자] 조선 선조25년(1592년) 일본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방심으로 20여일 만에 수도인 한양을 점령당하는 임진왜란이 반발했다. 우리에게 치욕적인 역사를 안겨준 이 전쟁은 패전이 예상됐지만 승전으로 끝나게 된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눈부신 해상전투 승리와 당시 사회적으로 가장 낮은 계급으로 치부됐던 농민들이 주축이 되어 봉기한 의병들의 활약 때문이었다.
오산시에는 임진왜란 당시 수성을 하는 우리 군을 조롱하듯 승리를 장담하던 일본군을 상대로 일명 ’쌀로 말 등 씻기기‘라는 적을 기만하는 전술로 대 승전을 거머쥐고 점령되었던 한양 수복의 기틀을 마련한 권율 장군의 독산성 전투 일화가 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일화로 인해 오산시민은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독산성의 가치는 조선시대 전쟁 유적지로만 각인되어 왔다.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 제 140호 오산시의 현재 단 하나뿐인 문화유적지 독산성에서 지난해 11월 삼국시대 성곽 발견과 유물들이 출토 되며 그동안 주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산성의 역할과 산성연구에 있어 매우 귀중한 자료로서의 가치가 크게 부각되며 ’2020년 오산 문화도시‘로서의 비전을 이끌어 낼 중추적 핵심지로 독산성이 떠오르고 있다.
독산성은 해발 208m의 독산 (禿山)의 산봉우리에 테뫼식으로 조성되었으며, 둘레 약 1.1㎞의 성곽에는 동서남북 4개의 성문과 1개의 암문, 그리고 8개의 치(雉)가 있다. 지리적으로 보면 수원과 오산, 화성시에 펼쳐진 충적평야 가운데 솟아 있어 사방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로서 매우 뛰어나다. 또한 원형 구조인 기존의 다른 성들과는 달리 적을 섬멸하기 유용한 사각구조형식을 띄고 있어 조선 시대의 축성 방식과는 확연히 구분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독산성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에서 거론되었다. BC 8년(온조왕) 독산에 목책을 설치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삼국 간에 여러 차례의 전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쉬운 점은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독산성과 관계되어 전해지는 기록이 전혀 없어 조선시대 이전 독산성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오산 독산성에서의 삼국시대 유적 발견은 조선시대 권율 장군의 왜군을 방어한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가치와 함께 경기남부 방어에 중요한 산성으로서의 가치에도 신빙성을 가중시키며 과거 삼국시대 나라간 분쟁을 염두 해 백제가 축성했다는 독산성에 실 여부에 대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로 대두 되고 있다. 특히 수원 화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위계가 높은 성으로서의 가치가 이미 충분히 입증된 셈이다.
지금까지의 독산성에서 앞으로의 가치가 얼마 만큼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세계적인 역사유적지로 급부상할 독산성이 오산시에 미칠 영향 또한 어느 정도일지 유추해 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오t산시의 새로운 비전에 있어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오산시는 2020년 지난 10여 년간의 노력으로 이룩해 낸 시의 대표 브랜드인 ‘교육도시’에서 더 큰 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위해 ‘문화도시로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고, 사람과 가치를 잇는 이음 문화’라는 컨셉을 가지고 준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말 ‘마음으로 생동하는 문화도시 오산’이라는 사업 명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2차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문화도시는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정된 도시로 예비도시로 선정된 지자체는 1년간 예비사업을 진행하고, 2020년 말쯤 컨설팅단 평가와 문체부 심의를 통해 지역문화진흥법에 근거한 법정 문화도시로 최종 지정된다.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향후 5년간 최대 국비 100억 원을 포함해 총 200억 원의 예산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오산시는 이를 위해 문화도시 컨설팅 시민활동가 모집 및 라운드 테이블 진행 문화도시 조성 조례 제정 등 지정에 필요한 절차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그리고 지난 2019년 8월 경기도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로부터 “오산시가 전국을 대표하는 ‘문화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협력 하겠다”는 경기도의 공식 약속과 함께 새로운 오산의 도약을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다.
오산시청 문화예술과 김정주 주무관은 이번 독산성 발굴조사 결과와 관련 “현재 독산성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재 논의가 이뤄질 만큼 대단한 성과임이 분명하다. 이제는 오산시를 넘어 세계의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 공직자로서도 매우 가슴 뛰는 일이다”라며 “발굴 사업과는 별도로 지난 2015년부터 진행된 독산성 종합정비계획에 따른 성곽사업과 탐방로 정비사업, 주차장 매입 등 독산성을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시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주무관은 “올해 성곽정밀 안전진단 등 유적지로서의 보존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문화도시로 제 2의 새로운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저희 오산시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모든 공모사업에 최대한 적극 참여하여 독산성이 그 중심에서 유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구축할 계획이다”라며 “특히 독산성 내 무연고자 묘지 7개에 대해 공고를 통한 이전 분묘도 진행할 예정이며 외곽에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제반시설 및 공공사용시설 활용에 대한 시의 사업계획이 예정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주무관은 “현재 유적발굴로 인해 출입제한 지역을 구분해 놓았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탐방로와 안내판 등 정비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문화재 보호법에 있어 지금까지 독산성을 찾는 분들의 행위, 예를 들어 산악자전거 이동 같은 위험한 행동을 제제할 수 있는 법정규제가 명확하지 않다. 문화재청에 건의하여 최대한 개선할 수 있게 노력하고 위험 및 제한 안내판 추가 설치를 할 계획이다”라며 “소중한 문화재를 아끼는 마음으로 독산성을 찾는 시민들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 2011년 경기도교육청과 혁신교육지구협약을 체결하고 9년 만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을 하기위해 찾는 ‘교육도시’로 위상을 떨치고 있는 오산시, 2020년 새로운 비전인 ‘문화도시’건설을 위한 그림 위에 독산성이라는 우리의 소중한 역사 유적지가 어떠한 재료로 활용되게 될지 격정과 기대로 다가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