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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의 개인서체를 갖는 게 꿈이에요” 5년차 신예 서예가 김은자 작가를 만나다


▲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김은자 작가 모습


[경기핫타임뉴스=김삼영기자]


너무나도 평범한 모습, 인터뷰를 위해 찾은 오산시 소재 식당에서 만난 서예가 김은자(75년생)작가의 첫 인상이다. 전혀 꾸미지 않은 모습과 작품에서 보여지는 강한 느낌과는 달리 왜소한 체구의 여성이었다.


‘효란(孝蘭)’은 김은자 작가의 ‘호’이다. 글을 배울 당시 스승님이 효도하는 봉사를 많이 하고 청초한 난을 연상시킨다며 지워주셨다고 한다. 


그녀의 작품을 보면 꽤 오랜 시간을 글쓰기에 매진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초대전에 전시된 그녀의 작품은 필력이 오래된 서예가라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5년차에 접어들었네요”


중국 길림성에서 태어나 교장선생님이었던 아버지에 영향으로 교사생활을 하던 김 작가는 지난 2008년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오게 됐다. 먼저 온 친척집에서 머물며 직장을 다니다 지금의 남편(이원창)을 만나 오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살게 된 김 작가는 “고된 노동의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어 붓을 들기 시작한 때가 2014년 7월경 입니다”라고 기억했다. 놀랍게도 서예를 시작한지 5년밖에 안됐다고 한다.


김 작가는 “그저 취미생활로 글쓰기를 배워볼 요량으로 수소문 끝에 동네 서예 방을 찾아 1달 남짓 배웠습니다. 하지만 쌓였던 피로로 인해 요양 차 중국에 건너갈 수밖에 없었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수원에서 열린 ‘정조대왕서예대전’에 갑작스럽게 참가하게 됐습니다. 물론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고 궁금함과 배우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참가한 대회에서 뜻하지 않게 입상하며 그때 갖게 된 자신감으로 서예가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 김은자 작가의 작품들


붓을 든 지 한 달 만에 만들어진 기적 같았던 그날 이후 1년간의 배움을 더해 이듬해인 2015년 10월 오산에서 열린 ‘독산성서예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며 김 작가의 천재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업무를 마친 새벽 두시, 집에 들어와 2시간동안 글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한시간이라는 김 작가는 매일같이 옆에서 먹을 갈아주며 지지해준 남편에게 고마움이 크다고 한다. 


부창부수(夫唱婦隨)란 말이 있다. 김 씨의 남편 이원창씨는 “나는 옆에서 먹만 갈아줬을 뿐이다”고 말하지만 김 작가의 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열정에 좋은 글씨체가 있는 곳이라면 함께 찾아다니며 작품에 완성도를 돕기 위해 인사동에 좋은 벼루와 먹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한달음에 달려가기를 서슴지 않았다고 하니 글을 쓰는 열정과 버금간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아 보였다.


지난 3월 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5층에서 ‘KOCAF 필묵의 확산전’이 개최됐다. 김은자 작가는 10인의 참가자 중 1인으로 개인 전시회를 열었다.


“참가통보기간이 짧아 약 한달 반 만에 각각 서체가 다른 25점의 작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김 작가의 작품은 김소월‘진달래꽃’, 조치훈‘승무’ 등의 문학작품과 옥원듕희연(玉鴛重會緣), 임서(臨書), 세한연후(歲寒然後) 등으로 특히, 병풍에 5,175자로 써내려간 금강경(金剛經) 작품은 전시회에 참석한 많은 인사들에게 찬사를 받았으면 작가 본인에게도 만족스런 작품으로 손꼽힌다. 


덕필유린(德必有隣),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는 김 작가는 “제가 진심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서예를 하며 이런 영광스런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늘 따듯한 가르침으로 지도해주시는 월당 스승님과, 지지자이자 동반자인 남편, 아직 부족한 제 글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가? 라는 기자의 질문에 “오랜 시간을 글쓰기에 매진한 경륜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기간이 짧다고 해도 꾸준한 글쓰기와 한자 한자 정성을 다해 오롯이 전념을 다한다면 누구나 잘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나의 글에 자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의 글을 인정하고 그 글의 장점을 받아들인다면 더 좋은 글이 나온다고 믿습니다”는 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