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핫타임뉴스=김삼영 기자] 수원군공항이 화성시 화옹지구로 이전 시 환경적으로 사고 위험성이 크다는 주장이 그저 예견이 아닌 현실로 이어지며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17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역대 최악의 국내 항공참사로 기록된 무안 여객기 사고, 2025년 새해를 맞이했지만 대한민국은 현재 비통한 마음을 달래며 사고수습의 여념이 없다.
지금까지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조류충돌(버드스트라이크)’다. 운항 중인 항공기에 새가 충돌하여 생기는 항공사고를 말하는데 사고 당일인 29일 오전 8시 57분경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버드스트라이크’를 경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외치고 사고로 이어진 착륙시간이 9시 3분경으로 추정되니 불과 6분 만에 끔찍한 사고가 벌어진 셈이다.
‘버드스트라이크가’가 무서운 이유는 폭발력에 있다. 무게 약 1kg에 새가 390km로 이착륙하는 비행기에 부딪히면 무려 5t에 달하는 충격을 주는 폭탄이 되어버린다. 이런 조류가 항공기 엔진에 곧바로 친다면 연쇄적인 기체 결함을 유발해 이번처럼 랜딩기어 작동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치명적이다.
‘전국 최고 조류충돌 발생률’ 이번 무안 여객기 참사가 예견된 사고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 중 하나다. 무안공항은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조류충돌이 전국 14개 공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남해안 갯벌이 넓게 분포된 공항 주변은 철새 서식지가 가까워서 구조적으로 조류충돌의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조류충돌의 주된 원인을 주변 환경에 두고 있다. 공항 인근에 서식하는 조류들은 비행기의 이착륙 경로와 겹치는 경우가 많다. 조류들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비행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드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공항 주변 농경지나 수역은 조류의 서식지로 적합하여 새들이 자주 출몰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비행기와 충돌 사고 유발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수원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거론된 화성시 ‘화옹지구’ 역시 경기 서해안에 위치해 있으며, 방대한 갯벌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이곳 또한 철새도래지로 희귀조류를 포함한 많은 새들이 모이는 곳이다. 때문에 수원군공항 이전 반대를 외치는 화성시민들이 ‘버드스트라이크’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습지 자체만으로도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화성습지는 106종의 철새 1만5천여 마리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무안공항 지역보다 약 2배에 달하는 철새들이 계절과 상관없이 이동하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입각하면 공항이 들어설 시 조류충동률이 국내 공항 중 가장 높은 곳이 될 소지도 다분하다.
우리나라의 공항들은 바다를 낀 입지들이 많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주민수요가 적어 공항 운영에 대한 피해가 적고, 당연히 내륙보다 부지 가격이 현저히 낮아서 비용대비 편익이 높을 수밖에 없다. 즉 공항 조성에 따른 사업 편리성과 경제성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참사는 179명의 생명이 희생되며 우리에게 사업성에만 초점을 둔다면 어떤 재앙이 발생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충분한 계기를 주었다. 최근 5년간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조류충돌 사고 통계는 600여 건, 그중 무안공항은 10건으로 전체 운항에 0.09%에 발생률이라고 분석됐다. 아주 적은 수치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 사업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