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핫타임뉴스=김삼영 기자] 꾸준하게 사회적 문제로 택시기사에 대한 폭행사건이 나날이 증가하며 점점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내 운행 중인 버스나 택시기사 등을 폭행하여 처벌을 받은 사람이 매년 400여명 이르고 이는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 다음에 해당한다.
주행 중 택시기사 폭행사건의 피해는 비단 기사 한사람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2차, 3차 교통사고로 이어져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승객을 태운 택시기사가 감염되어 이용 승객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상황 역시 종종 발생한다.
전철, 시내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수단과 달리 택시는 운전석과 승객석간에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개방형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협소한 공간이므로 재채기 한 번에 비말을 통한 전염병 감염이 될 수 있는 취약한 구조이다.
승객으로부터의 폭행을 방지함과 동시에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경기도는 보호격벽 기능을 겸할 수 있는 ‘택시 방역차단막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 택시기사 폭행사건 방지를 위해 보호격벽설치를 시범사업으로 진행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설치비용, 내부공간의 협소, 요금정산의 불편, 불빛반사로 인한 운전의 어려움 등 보호격벽 설치에 대한 택시기사의 회의적인 반응 때문이었다.
버스는 2005년부터 운전석에 보호격벽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반면 택시는 지난해 6월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설치비용, 택시기사와 승객과 소통의 불편함, 기사들의 낮은 호응도 등의 이유로 검토 중에 있는 실정이다.
실제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보호격벽을 설치한 도시에서는 운전자에 대한 범죄가 80~90%줄었다는 통계가 있다.
지난해 경기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택시방역차단막 설치를 희망하는 16개 시‧군에 대한 예산 12억원을 편성하여 6월말까지 법인 및 개인택시에 약 1만대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기존에 설치되었던 방역차단막의 단점을 보완하여 비닐이나 플라스틱보다 튼튼한 투명한 재질의 방역차단막을 설치하여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승객의 기사폭행을 방지하고 더불어 코로나19 확산까지 차단하는 이중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어느 때 보다도 택시업계가 어려운 시기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택시이용객이 크게 줄었고 그 가운데 영업시간 제한으로 야간 이용객이 줄어 택시기사의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도내 택시업계에 의하면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많게는 45%, 적게는 35% 정도 매출이 줄어 감소된 매출액을 보충하기 위해 운행시간을 늘려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최근 다양한 플랫폼 택시의 출현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속에 택시기사의 고충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사의 수입에도 큰 영향을 미쳐 업무환경 뿐만 아니라 육체적‧정신적 건강까지 위협받는다.
정부는 재난 상황에 3회에 걸쳐 긴급지원금을 지원한 바 있으나 생활비는커녕 차량 유지비, 택시 할부금도 안된다는 분위기다. 따라서 현금지원보다 업계의 체질개선과 기사가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는, 최종적으로 택시 사업을 계속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지원이 간절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실제로 택시는 개인과 법인이라는 이란성인 사람들의 공통적인 명분과 실리를 찾아내기도 어려울 수밖에 없고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운전기사들의 인식(어떤 인식?)을 변화시키기도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경기도는 2018년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법인택시운송 종사자 처우개선비 월 5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개인택시조합과 법인택시조합과의 소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시민의 이동수단의 한 축인 택시 서비스는 이용자의 만족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택시기사가 친절정도가 평가의 주요요소로 개선해 나가야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승객의 기사에 대한 폭행뉴스를 볼 때 승객들도 ‘손님이 갑’이라고 하는 생각을 바꾸어야 하겠다.
택시를 이용하면서 택시기사의 노고에 감사하고 내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행하여주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택시 서비스 활성화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새벽시간, 차비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청년에게 따듯한 마음을 전한 택시기사가 생각난다.
“일하는 곳에서 아직 월급을 못받았다”며 “지금은 돈이 없는데 좀 태워주실 수 있느냐”고 어렵게 말하는 20대 청년을 일하는 곳까지 태워준 사연이다.
기사는 청년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살다 보면 굴곡진 길을 만나고, 언덕길, 내리막길도 만나는데, 그 어떤 어려움도 시간이 지나면 별 게 아니에요. 우리 젊은 손님이 나중에 잘 되면, 다른 분에게 조금씩 베풀 수 있으면 좋고, 무엇보다 힘내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운전자는 안전하게 운전하고 승객은 운전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