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핫타임뉴스=김삼영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14일 오후 단국대학교 국제관에서 단국대 학생 120여명을 대상으로 ‘리더의 리더십-사례와 에피소드’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단국대 자유교양대학의 '명사특강'에 초대된 이 시장은 역사 속 지도자의 사례와 일화 등을 제시하며 지도자의 발상의 전환, 통합과 관용 정신 발휘, 솔선수범, 책임윤리 등에 대해 1시간 50분 가량 강의를 했다.
이 시장은 제프리 초서가 ‘캔터베리 이야기’에서 “그는 약속을 지켰고, 자비롭고, 명예로웠으며, 그의 감정은 중심이 잡혀 흔들림이 없었다”는 내용을 알려 주며 '그는 누구일까?'라고 묻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 시장은 "그는 칭기즈칸"이라며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995년 12월 31일자에서 지난 천년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지도자를 꼽으라고 한다면 칭기즈칸이라고 보도했다”며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칭기즈 칸은 점령지에서 관용을 베풀고, 능력이 있는 사람을 우대하며 통합을 진행했기에 빠른 속도로 대제국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마케도니아우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페르시아 점령 후 페르시아인 장병들을 자신의 근위대로 삼을 정도로 관용을 베풀었다”며 “마케도니아군이 반발하자 마케도니아와 페르시아 장병들을 대거 초대해서 서로 이해하고 화목해 지도록 축하연을 베풀었는데, 이런 통합 노력이 점령지 통치를 원활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만한전석(滿漢全席)은 청나라의 강희제가 만주족과 한족의 통합을 위해 두 민족의 음식 108가지를 나열해서 양측이 함께 먹도록 한 것"이라며 "소수민족의 청나라가 압도적 다수의 한족을 통합한 비결 중 하나"라며 지도자의 덕목으로서 관용과 통합정신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고대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한니발에 대적했던 고대 로마의 파비우스 막시무스 등의 스토리를 언급하며 지도자의 발상의 전환, 역발상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 시장은 “한니발은 바다를 건너 로마로 가는 대신 스페인을 거쳐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진격했고, 말과 코끼리를 활용해 보병 중심의 로마군을 경악케 했다”며 "포에니전쟁 초기 로마군은 한니발 군대가 나타나면 겁부터 먹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마는 이런 상황에서 파비우스의 지략으로 위기를 넘기게 된다. 파비우스는 카르타고 군을 지치게 하고, 보급에 어려움을 겪게 하는 지연전술과 소모전으로 대응하는데, 로마에선 파비우스를 겁쟁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는 상황과 현실에 맞는 실용주의적인 전략을 구사했다. 그리고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다 품어서 단결된 힘으로 대응해 위기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독립전쟁 때 총사령관을 맡았는데 미국 군대가 정규 훈련을 받은 영국군과 영국을 돕는 독일 용병에 계속 밀리자 델라웨어강을 건너 독일 용병을 기습 공격하는 과감한 전략을 구사했다”며 “그는 적의 허를 찌른 이 트렌턴 전투에서 승리해 미국 대륙군의 사기를 올리고, 미국의 강한 독립의지를 영국이 경시할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워싱턴은 '성공이란 우리가 인생에서 도달한 위치가 아니라 우리가 극복한 장애물로 측정된다'는 등의 명언을 남겼다”며 “일본에선 실패에 대해 성찰해 보도록 하는 실패학을 가르치는데,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으며, 실패 원인을 점검하고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의미가 있고, 그것이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나폴레옹과 수에즈 운하를 만든 프랑스의 외교관 페르디낭 드 레셉스의 사례를 들어 지도자가 성공에 도취해 오만해 지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지도자는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고, 현실에 맞는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나폴레옹은 60만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를 침공했으나, 러시아의 미하일 쿠투조프 장군은 파비우스의 전술을 본따 나폴레옹 군대의 전력을 소모하는 전술을 구사했다"며 "나폴레옹은 쿠투조프 장군이 비운 모스크바를 점령했지만 머지않아 겨울이 닥치자 추위와 배고픔을 견딜 수 없어 러시아에서 철수했고, 쿠투조프 군대의 추격전에 수많은 병력을 상실했다”고 소개했다.
이 시장은 “나폴레옹의 지나친 자신감, 오판이 실패를 초래했는데, 이는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경고한 오만(Hubris)의 사례로 볼 수 있다"며 "토인비는 '창조적 소수'가 비록 성공하더라도 성공에 도취해 과거의 방식, 경험에 머무르다가는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는데, 수에즈 운하를 건설한 프랑스의 외교관이자 기술자인 페르디낭 드 레셉스의 파나마 운하 실패가 대표적 예"라고 했다.
이 시장은 "레셉스는 사막의 평윈 지대에 있던 수에즈 지형과는 전혀 다른 열대우림이 우거져 있고 해발 150m나 되는 파나마의 지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수에즈 운하를 만들 때 썼던 방식을 고집해 8년 동안 인부 2만 2000명의 희생과 3억 5200만달러의 낭비를 초래하고 결국 중도에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파나마 운하는 이후 갑문식으로 완공됐다”며 “페르디낭 드 레셉스가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던 당시에도 갑문식은 세상에 알려진 공법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수에즈에서 성공한 방식을 적용하려다 대실패의 쓴 맛을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시장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진화하는 경쟁 상대에 맞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발전노력을 기울이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을 루이스 캐럴의 '거울나라 앨리스' 스토리에서 차용한 ‘붉은 여왕 가설’이 언급하고 있다”며 “영국은 미국보다 자동차를 먼저 개발했지만, 마차 업자의 비위를 맞추는 ‘붉은깃발법’을 만들어 자동차의 최고 속도를 시내의 경우 3.2㎞/h로 제한하고, 붉은 기를 든 사람이 자동차 55m 앞에서 차가 온다는 신호를 주도록 해서 차동차 산업의 발던을 막았다. 변화를 외면하는 나쁜 규제는 결국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돤다”고 했다.
이 시장은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은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고 지적하면서 잘못된 생각이나 집단사고에 매몰돼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도록 여러 경로를 통해 자문을 받는 등 지혜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1938년 9월 영국의 네빌 체임벌린 총리는 독일 히틀러의 흉계를 간파하지 못하고 위장평화 제스처에 속아 뮌헨 평화협정을 맺었으나, 히틀러는 협정을 이용해 전쟁준비를 한 다음 1년 뒤에 폴란드침공을 시작으로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영국을 공습했다”며 “뮌헨협정은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력에 따른 유화정책이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라고 했다.
이 시장은 “지도자가 민심과 유리되어 판단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경고하는 '백악관 거품(White House bubble)'이란 말이 있다"며 "대통령이 백악관에 고립돼 대중과 현실로부터 멀어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데, 대통령에게 격식 없이 조언하고 민심을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가동되거나, 가톨릭에서 성인을 추대할 때 철저히 검증하는 역할을 하는 ‘악마의 변호인’같은 제도를 대통령실에 설치해 대통령실이 집단사고에 빠지지 않고, 다른 의견도 생각하고 검토해 보다 나은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마키아벨리는 ‘함정을 알아채기 위해선 여우가 돼야 하고, 늑대를 겁주기 위해선 사자가 돼야 한다. 사자는 함정에 걸리면 속수무책이고, 여우는 늑대에게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며 “포르투나(운)는 인간의 뜻대로 하기 어렵지만 비르투스(역량)를 기르면 어려움이나 불행이 왔을 때 극복하고 헤쳐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소개하면서 공직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신념윤리와 책임윤리 두 가지를 강조했다.
이 시장은 “신념이 좋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반드시 나오라는 법이 없는 만큼 리더는 과정과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데 이것이 책임윤리”라며 “신념윤리가 책임성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파괴적으로 될 수 있고, 신념윤리만 추구할 경우 목적을 앞에서 수단을 정당화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영어 단어 책임(’Responsibility)은 응답(Response)하되, 능력(Ability)있게 하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며 “시장이 된 후 저를 선출해 준 시민들께 일과 성과로 보답하는 것이 시장의 책임윤리라고 생각하며, 말로만 응답하는 것은 '능력없는 응답'이고 무책임이라고 여기고 용인의 미래를 개척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오랜 과제를 해결하는 등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