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핫타임뉴스=김형철 기자] 소설로 만나는 세종실록 속 훈민정음이 발간되었다.
저자 박재성은 50여년 간 한문만 연구해 온 한문학자이다. 저자는 훈민정음이 그저 박물관의 유리 상자 속에나 진열된 유물쯤으로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어떻게 하면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을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써보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특히 2020년에 출판된 '세종어제훈민정음 총록'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훈민정음해례본의 어제 서문과 정인지 서문의 내용이 세종실록과 여러 곳에서 내용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서부터 세종실록을 원본으로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는 중에 한문으로 쓰인 세종실록에 대한 번역이 상당 부분 잘못되어 있다는 것과 훈민정음 관련 기사 중에서 훈민정음 창제에 깊이 관여한 집현전 학사들에 대한 조명이 정치적 이유로 그 빛이 가려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한몫했다고 강조한다.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것이 없다고 하지만 만약 신숙주의 박학다식함과 8개 국어에 능통한 실력에 더해 성실함과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훈민정음 창제가 순탄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 정도임에도 신숙주는 성종 이후 사림파가 정계에 진출하면서 세종의 유언을 저버린 배신자, 동료들을 배신한 변절자로 지목되어 규탄의 대상이 되어있다는 점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사육신과 생육신이라는 용어는 중종 이후 사림파가 만들었는데, 이후 민족적 절의를 고양시킬 필요가 절실했던 일제강점기에 쓰인 일종의 야사인 김택영의 '한사경'에서는 세조 즉위 전후 생사를 오가는 권력투쟁의 와중에서 신숙주가 미모에 끌려 단종비 송씨를 노비로 들이겠다고 청했다는 허구적이면서도 다소 선정적인 이야기 소재로 등장시킨 것도 한몫했을 것이고, 한때 지조와 의리가 강조되던 시대에 쓰인 이광수의 '단종애사'나 월탄 박종화의 '금삼의 피', '목메이는 여자' 등의 작품은 신숙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확산시키는데 이바지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이 오류를 세상에 알려야 되겠다고 생각하며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 정신에 맞게 국민 모두에게 알려야겠다는 사명감까지 느끼게 되었다면서 쉽게 써보려고 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지만 사실 전달에 충실하면 될 것이라고 스스로 핑계를 찾아내면서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28자로 세상의 어떤 소리도 적을 수 있는 완벽한 소리글자를 창제하셨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아야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인 훈민정음을 보유한 진정한 문자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명예효학박사이고 한문교육학박사인 저자 박재성(朴在成)은 국문학자였던 부친 박홍원(조선대학교 국문학교수 후 명예교수) 박사로부터 물려받은 만여 권의 국문학 관련 장서 중 훈민정음 해례본, 석보상절, 용비어천가 영인본 고서 및 사진 등 귀한 자료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연구에 몰입하게 된다.
몇 해 전 최고의 문자로 인정받는 훈민정음을 기념하는 탑이 국내외에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는 각계각층의 저명한 인사들과 함께 『훈민정음탑건립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상임조직위원장에 추대되었다. 이어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사단법인 훈민정음기념사업회』를 설립하고「훈민정음해설사」, 「훈민정음연구사」, 「훈민정음과거시험」 등의 민간자격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한문으로 쓰인 「훈민정음해례본」과 「세종실록」의 해당 내용이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한문학자의 관점에서 풀이한 '세종어제훈민정음총록'을 출간하였다. 더불어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된 세종실록의 내용을 쉽게 알리기 위한 소설집 '소설로 만나는 세종실록 속 훈민정음'을 발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