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핫타임뉴스=김삼영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발주처로 HJ중공업(이하 HJ)이 시공사인 공사현장에서 약 2톤 강관 두 개가 안전펜스를 뚫고 외부 민간도로로 떨어지면서 주차된 차량과 도로 면이 파손되는 등 대형 참극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5일 안산~북수원 간 확장공사 구간 중 북수원 현장 인근 도로에 직격으로 떨어져 있는 강관을 수거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 사고 지점은 수녀원, 대형공업사, 심지어 산책로가 있는 마을로 들어서는 터널 앞이다. 차량과 사람들이 수시로 이동하는 곳이라 안전이 최우선으로 되어야 하는 곳이다.
사고현장에는 도로보다 높은 곳에 있는 HJ 공사현장에서 불식 간에 떨어진 강관들로 인해 폐차가 진행될 정도로 파손된 차량과 움푹움푹 패인 도로 면이 눈에 띈다. 얼마나 파괴력이 컸을지를 짐작게 하고도 남는 상황으로, 자칫 이동하고 있는 차량이나 보행 중인 사람에게 떨어졌다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었을 것 이라는 게 목격자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이날 사고원인을 두고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법으로 금지된 건설장비(지게차)를 이용해 무리하게 강관(12.0X10.5M)을 들어 올리다가 떨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고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지게차 역시 건설기계관리법상 불법 구조변경 금지의무를 어긴 일명 웨이트(무게 추)를 장착한 것이 확인됐다. 지게차에 무게추를 단 것 자체도 문제지만 약 2톤짜리 강관 2개를 동시에 들기 위해 무게추를 장착한 5톤 지게차를 사용했다면 이는 더 큰 불법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동종 업계 전문가는 “지게차로 무게가 오버되는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행위다. 특히 강관 같은 경우 무게와 길이, 지게발과의 접촉면이 거의 없어서 살짝만 틀어져도 그대로 미끄러져 빠져나가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 해도 하지 않는 작업이다”면서 “사람이 안 다친 걸 천운이라 생각해야 한다”라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HJ측 관계자는 “작업을 위해 7톤 지게차를 계약했는데 5톤 지게차가 온 것 같다. 조금 더 관리에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미흡했다. 발생한 사고는 조속히 조치하겠다”며 불법 구조변경 지게차 작업을 일부 시인했다.
그러나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지게차 강관파일 하역작업은 운전자 면허 소지를 확인했다. 보통 작업계획과 장비계획서를 전날 제출한다. 전날 작업계획서는 7톤짜리 반입이었지만 당일 아침 5톤으로 수정한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에서 감독실로 보고가 늦어지며 오류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또, 지게차 적정성 여부와 관련해서는 “강관 무게는 1.77톤으로 2개 인양 시 3.54톤이다. 지게차 용량의 70%에 해당하는 무게로 장비 용량은 적정하다. 안전조치에도 문제가 없다”라고 일축했다. 계획서 수정 전달에 대한 보고체계만 문제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산업안전 전문가들의 설명은 다르다. 한 전문가에 따르면 “무게 적정성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관하역 작업 같은 경우 어떤 장비로 했는지가 안전과 직결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게차는 집게가 앞으로 뻗어있어 길고 둥근 강관하역작업에 사용하지 않는다. 위험한 걸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고가의 장비지만 페이로다 같은 집게가 안쪽으로 되어 있는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즉, 공단 측이 주장하는 사용 장비의 적정성이 단순히 무게 비중이 맞다 틀렸다는 문제가 아닌 해당 작업에 적정한 장비를 사용한 것인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약 2톤의 강관 두 개가 공사현장을 이탈해 시민들이 다니는 공간으로 쏟아졌다. 그러나 안전조치에 문제가 없었다는 정부 공사의 입장이 그저 단순 사고로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021년 발주한 이번 공사는 고속국도 제50호 영동선 안산~북수원 간 확장(개량) 공사 2공구로 6차로 도로를 8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다. HJ중공업은 80% 공정을 맡고 있다.